심상의 작품세계

"27℃ 우크라이나 코뚜레" 작품 제작 과정

심상화실 2024. 5. 22. 11:56

 

27℃ 우크라이나 코뚜레

부제 : 양자의 시선 - 전쟁과 평화

45.5 × 45.5 Cm. 2024년 작

목판 위 아크릴 폴리머 에멀션

 

     나는 본질이 살아 있는 목판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의 본질이 되는 목판에 나뭇결이나 눈 막음을 하고 사포로 표면을 다듬는 일련의 여러 과정을 거칠 때 목판의 옹이에 알맞은 형상이 영감으로 와 닿습니다.

옹이의 형상과 본질의 목판과 교감하며 떠 오른 물상을 생각하며 곧바로 여백으로 주제를 남겨가며 연상되는 이미지의 바탕을 칠하게 됩니다.

소는 힘이 강하고 저돌적인 동물이지만 코뚜레를 하게 되면 고통을 겪으므로 인간의 통제를 받게 됩니다. 인간이 동물을 통제하는 아픔의 이미지를 진동과 파동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그려내었습니다. 인간이 소를 코뚜레 하여 지배하듯이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기 위한 야욕으로 수많은 사람이 이슬처럼 사라져 버린 아픔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뚜레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

 

제작 과정 1

1. 목판의 본질과 오랜 시간 교감을 해야 비로소 여백의 형상이 노래하듯이 이미지가 목판 위에 나타납니다.

잠수함에 미사일이 날아드는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와 죽은 자의 해골 등이 여백으로 비워내며 그려집니다. 약자의 원시적인 돛단배에 강자의 미사일이 날아들고 인간의 비열한 지혜로 만들어진 드론이 모든 문명을 몰살시켜 갑니다.

별이 보이는 왼쪽 이미지는 평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목판의 진동과 파장의 비가시적인 본질, 적외선과 자외선을 감지하려는 시도와 교감을 계속하며 어떻게 공간을 구성할 것인지 목판의 본질과 접선하게 됩니다.

 

2. 목판의 옹이와 목판의 나무무늬가 진동하고 적외선으로 감지되는 온기를 느껴가며 여백으로 주제를 남기는 조형의 갈등이 오가는 시간입니다.

왼쪽 밤하늘의 별들이 있는 공간은 우크라이나 이미지로 늑대와 돼지의 상징 동물이 연상되고 하단에는 전쟁으로 죽어가는 몸부림의 형상이 떠올랐습니다.

중앙을 오래도록 주시하며 옹이에서 전해 오는 전율은 슬픈 황소의 이미지가 시린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유 없이 죽어간 주인 잃은 시신의 뼈에서 무상한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3. 미사일 탄두에 침략자의 상징색이 채색되고 우크라이나 국기가 바람 앞에 등불처럼 팔랑이며 움직거립니다.

뒤집힌 어린이와 나약한 여인의 뼈대가 여백으로 남겨지고 황소의 형상이 그려지며 황소의 코뚜레가 목판의 공간을 뚫어버립니다.

4. 코뚜레의 공간적인 위치 정보를 색과 명암으로 정리합니다. 이어 불필요한 주제의 여백을 지워 갑니다. 상단의 별이 지워지고 크기가 작아지며 배경의 옹이가 눈빛이 되는 시선을 강조하여 그리며 배경을 정리한 다음 서명을 하고 완성하였습니다.

    소의 코뚜레는 이러한 구속과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된 도구이지만 인간의 간교한 상징성으로 인해 소코뚜레는 사업의 성공과 번창을 상징하기도 했으며 사업 운을 통해 부를 창출 하는데 신비로 효험을 주게 된다는 믿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소코뚜레는 오랫동안 원시 문화 속에서 소를 길들이거나 잡귀를 막는 역할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코뚜레는 집안의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행운을 불러오고 악을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나의 이 작품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행운과 자유민주주의가 하루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목판의 여백으로 보여줍니다.

     소코뚜레를 집 안에 걸어두는 이유 중 하나는 재물과 행운을 불러온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소는 오랫동안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재산이자 풍요와 행복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를 제대로 부리기 위해 코뚜레를 사용하면 재물과 행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되어 가정의 안정과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소품이 소의 코꾸레입니다.

       27℃ 우크라이나 코뚜레, 부제로 ‘양자의 시선 - 전쟁과 평화’ 그림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살펴보아야 합니다. 목판의 옹이가 만들어 낸 슬픈 눈의 형상 속의 입자가 진동하는 것이 감지해 보세요. 분할선 안에서 황소의 여백 입자가 진동하고 파장을 내 뿜으며 하늘거리는 것이 느낌으로 와닿게 됩니다.

    소의 형상에서 암소의 본질과 함께 진동하는 파장의 율동을 느낄 수 있으면 뒤이어 코뚜레의 형상에서 휘어지듯 회전하며 공간의 위치를 착시로 만들어 내는 동선에서 파동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이 그림은 세월이 지날수록 새로운 진동의 이미지가 새롭게 와 닿으며 감상자의 의식을 깨우며 또 다른 형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